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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Sep 05. 2015

날 사랑하는 너에게


술에 절인 밤,

나는 멍청히 벤치에 앉아 있었고

너는 유독 기분이 좋아 보였어.


뻔히 보이는 네 마음에

눈치라곤 없는 척 

딴 소릴 하며 그저 웃었던 그날.


내가 그에게 기대하던 행동들을

네가 해줄 때면. 네가

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쓸쓸해

한숨을 쉬다 날 닮은 네가 또 

처량하기 그지없어서,

괜히 네 등만 토닥거리다 울음이 터진 내 탓에 

술이 다 깬 네가 어쩔 줄 몰라했었지.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그 사람은 내게 이런 마음으로 

말했겠지 널 보고 깨닫고 마는 내가

불쌍해서 울었어. 또 그런 네가 안쓰러워서.

우리가 참 안되어서. 


나는 끝끝내 널 모른척할 거야.

너도 끝끝내, 전하지 말아주길 바란다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거겠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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