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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Sep 08. 2015

포기할 용기

도망칠 용기조차 없었어.

꿈이 크는 만큼 열등감도 커져갔다.


어쭙잖은 질투심에 노력보다도

남들과 내 재능의 크기를 재기 바빴고

다른 이의 재능이 커 보이면

나는 이래서 안 되는 거라며 스스로 고개를 저었다.


모든 걸 내던져 꿈을 잡을 만한 

재능이 내게 있다는 믿음을

보증수표처럼 가지고 싶었던 나는 

이상을 말하면서도

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리스크는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취미로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애써 위로하면서도 펜을 놓을 순 없었다.


어느  한쪽 만을 선택할 수 없었던

자기 변호를 줄줄이 늘어놓았지만

네가 옳았다.


나는 선택할 생각도 없이 

결정을 미뤄뒀을 뿐 

답은 벌써 나와있었다. 


재능을 핑계 삼아 도망치고 싶었으나

포기할 용기조차 없었다.

그저 내가 비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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