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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Sep 10. 2015

팬레터

내가 사랑하는 모든 작가에게.

글 뒤의 당신이 궁금했다.

당신은 어떤 표정으로 글을 썼을까.


흔히들 그러듯

글은 쓴 사람 자체를 나타낸다지만

이런 글을 쓰면서도 당신 자신은 되려

담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문득, 길거리에서 당신과 내가 스친데도

나는 당신을 알아보진 못할 테지만.


그러함에도, 그냥, 이렇듯,

얼굴도 모르는 당신이

이토록 그리워 여기 짤막한 편지를 쓴다.


사람의 온기가 유달리 그리운 밤,

하루살이 인연을 만들지 않아도

당신의 글을 품에  부둥켜안으면


마음 한 켠

당신이 건네준 미적지근한 온기가 안심스러워

그래, 이런 날도 있는 거라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다.


혹여나 당신에게도,

여지껏 쌓아왔던 것들이

결국은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건 아닐까

모든 게 부질없게만 느껴질 때,

당신의 글이 위로였다는 사람도 있었지

한 번쯤 떠올려 주길.

 

초라한 어느 날 ,

잠시나마 당신의 글 아래 비를 피한 덕분에

입술 시퍼런 추위를 피할 수 있었다고.

그 사소한 사실이 당신에게 돌아가 부디 위안이 되길.


나는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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