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고서도 한참 꿈인 줄 모르고
네 꿈을 꿨다.
꿈속의 너는
나와 의자를 나란히 두고 앉아
취향 껏 시럽을 탄 아메리카노와,
치즈를 바른 베이글을 권하며
내 화를 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너는 석뚝, 잘라버린 내 머리카락을
못내 아쉬워했고
나는 그런 네게 서운해 한껏
볼을 부풀리며
내 긴 머리가 좋았던 거냐고
네게 따졌던 듯했다.
잠을 깨고서도 한참,
이런 단발도 잘 어울린다고. 빈말이라도
누구보다 예쁘다 해줬어야 할 네가
그러지 않았던 것에 섭섭해
짧은 머리칼을 만지작 거리다
그제서야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헤어진 후
홧김에 자른 머리였다.
헤어질 때도 나지 않았던 눈물이
이제야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