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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Aug 28. 2015

생활고

당신의 부고를 들었다.

꿈에 당신의 부고를 들었다. 


자살이라 했다. 

사인(死因)은 손을 내저어 듣지 않았다.

무엇이 되었건 고통이 없었을 리는 없으니까.


그 흔한 유언 한 줄 없었던 당신의 장례식엔 

많은 사람들이 오갔지만 흐느낌 하나 없이 고요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예감이라도 했던  것처럼 마음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국화를 들고 당신의 영정 앞에 서서

당장 다음달 생활비와 집세,

밀려있던 휴대폰 요금과 

남은 쌀로 며칠을 버틸 수 있을지 생각했다.


국화를 내려놓으며 잠이 깼다. 

으슥하게 내린 어둠에 가슴을 쓸어내림과 동시에

꿈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꿈의 잔 감정들이 

물밀 듯 쏟아졌다.


안도와 슬픔이 교차했으나 

당신의 사진 앞에서

순수하게 슬퍼하지 못했던 내게

혐오만은 진하게 남았다. 


꿈의 연장에 서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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