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밀어 넣어도 속이 허했다.
습관처럼 손을 움직이다
기어이 게워내고선
눈 안 가득 고인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
다시 음식을 집어 들었다.
버석거리는 생(生)은 풍파에 못 견뎌
차라리 스러지길 바랐으나
죽을 순 없으니 하루를 버텨야 했다.
거듭된 마모에
이미 닳아 없어졌을 거라 여겼던 마음은
여태 남은 게 있었던지
항상 새롭게 무너져갔다.
목 끝까지 출렁이는 포만감에
매슥거림을 참으며 음식을 삼켰다.
텅 빈 무언가가 채워지길 바랐으나
되려 금이 가는 듯했다.
울고 싶었다. 죽고 싶었고,
모든 게 무너져 버렸으면 했고,
나만큼 모두들 불행했으면 싶었다.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