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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Oct 22. 2015

열대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날이 많이 더웠어. 자지러지듯 울어대는 매미도 사실은

더위에 못 견뎌 살려달라 우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만큼의 무더위가 밤낮으로 이어졌고

세상은 찜통마냥 눅눅하고 열띤 습기가 가득했지.


종일 더위에 지쳐 꿈쩍도 하지 못하다

네 억지에 밀려

끌려가다시피 나갔던 밤의 강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북적이던 사람들 틈에

맥주를 쥐고 앉아 멍하니, 멍하니.

먼 곳에 시선을 두는 내게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느냐고 네가 물었었잖아.

머쓱함에 아무런 말도 못해줬었지만


그냥, 나는 -.

별처럼 반짝이는 조명과

웅성이는 사람들의 목소리.

밥 짓는 냄새처럼 번지던 웃음소리에

가족들도 연인들도 모두가 반짝,

행복에 빛나는 것만 같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 틈바구니의 우리도

그 소란스런 반짝임이 묻어서

다정한 연인처럼 보이길

바라고 있었다고


그리 말해주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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