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으로 소란했던 봄을 지나 ,
타는 듯하던 여름도 어느덧 끝이라 합니다.
가쁜 하루를 재촉해 보낸 탓에
계절도 여념이 없다
내리는 소낙비에 한기가 스며
시간이 이렇게 지났음을 실감했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저는, 어김없이
그 곳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리움이 덧칠된 그곳엔
여전히 비가 많이 올 테고
우리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을 테지만
걷어찬 슬리퍼 한 짝에도
웃음이 터지던 그 나날들이 먹먹해
또 이렇게 펜을 듭니다.
넘치는 마음을 다 담을 순 없으니
길게 쓰지 않겠습니다.
다시 가을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