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결말
술기운이 뒤섞인 기억은
굳이 묻어뒀던 과거까지 끌어내
더욱 처참히 기분을 끌어내렸다.
한참, 휴대폰을 들고 머뭇거리다
기어이 다이얼을 끄자
배경화면 속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너와 마주 보며 설풋 웃었다.
그래, 어여쁜 너는 낭만인데.
나는 네 별빛인데.
우리는 그러할 텐데 어째서
뻔한 수속을 밟듯 익숙히
끝을 향해 가고 있을까.
너는 낭만인데.
나는 별빛인데.
우린 그러할 텐데.
여지껏 흔한 연애와는 분명
달라야 할 텐데.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