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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Nov 02. 2015

그리고 남겨진 것들 2

인연을 쉽게 놓는 법

결국은 스쳐 지나간다는 것을

못 견뎌할 적이 있었다.


시간이 스치는 대로

새어나가는 인연에 애달파

떼를 쓰며 옷깃을 잡았으나,


손을 떨구고 인연을 끊어내듯 멀어진

거리만큼이나 서서히 줄어든 대화는

언제나 안부만을 묻다 그마저도 사라지면

다들 두고 가는 과거에 나홀로 덜컥

버려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만 아직 그 곳을 헤매이는 것만 같아서,

그 곳을 나만  그리워하는 것 같아서.

이 모든 게 결국은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다.


뭇 사람들은 추억이 있으니

괜찮지 않냐며 앞을 가리켰으나

흐뭇해할 추억을 쌓아두고픈게 아니었다.

나는 추억만으로 살 수 없었고

그때 그래 좋았지, 라며

홀로 웃을 수 있을 만큼

의연하지도 못했다.


추억을 공감할 우리가 있었으면 했고

그럴 수만 있다면 앞으로의 인연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럴 수 없었기에

끝에 체념하고

깊이 다가가지 않으며

인연을 쉽게 놓는 법을 배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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