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유약한 탓에
사람과 부대끼는 하루하루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섬세한 만큼 예민한 성격은
바위가 바람에 풍화되듯
나날이 날카로워지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버릴 만큼
의연하지 못한 탓에
그저 괜찮다, 다독여야만 했습니다.
존중을 말하고
연대를 바라고
사랑을 원했지만
무엇하나 쉬운 게 없었고
이 손에 쥐어진 것을 주는 것이야
제가 즐거운 일이었으니
그걸로 되었다 끄덕이면 좋겠지만
주는 것의 반만큼이라도
받고 싶었던 제 마음을,
마주잡아 주길 바랐던 손의 온기를
그저 욕심이라 치부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사는 게 다 그런거라
말씀하셨지만 아직은,
아직은 다정한 세상이라
믿고 싶습니다.
진심이 진심으로 전해질 수 없다면
이 곳은 이미 어떤 의미도
없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