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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Jan 06. 2016

나이듦에 관하여

아집으로 뭉쳐 늙고 싶진 않았다



한해 한해, 변해가는 얼굴이

이젠 눈에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제야의 종을 앞두고 

가는 세월이 무서웠던 것은

저물어가는 육체 탓은 아니었다. 


늙어가는 정신이 어느 날 문득

부끄러움마저 잊어


뻔뻔함을 당연한

권리마냥 행세하진 않을까,


노쇠한 몽뚱이를 핑계 삼아

배려를 강요하고, 스스로의

부덕함으로 큰 소리만 낼 줄 알며

젊은 논리에게 예의 없음으로  

밀어붙이는. 


불혹이 넘어가면 

스스로의 인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옛사람들의 말은 해가 갈수록 

섬뜩하게 다가왔다. 


아집으로 뭉쳐 늙고 싶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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