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에게 보내는 안부 2
막연한 슬픔에
속절없이 슬퍼하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순간들이 떠올라요.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는 것이
무어 그리 잘못이겠냐마는 첸.
옅은 웃음소리에도 저는 무너지는 걸요.
눈이 시릴만큼
행복했던 그때를 추억하고 있자면
저는 망망대해 어느 곳 홀로
버려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모든 건 흘러가기 마련이라
이마저도 흘려보내며 살아야
마땅한가요.
하지만 첸.
눈 덮인 뉴욕을 기억하나요.
대대적인 정전에 테러를 걱정했던 그 밤은요.
볕 좋은 어느 날 비눗방울을 불던 우리가
문득 그리워지는 밤은 없나요.
첸, 오늘도 달은
그때와 같이 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