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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Feb 11. 2016

상념

스스로에 대한 묵상

홍, 나는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냥, 내가 아닌 뭐든이요. 아니 뭐든은 아니에요.

좀 더 쓸만한 사람이라거나

그럴 수 없다면 차라리

무엇도 생각할 수 없는 어떤 것이면 좋겠어요.


요즘은 어떠하냐 물으셨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사랑하기는 힘이 들어요.

어디 사랑이란게 노력으로 되던가요.


스스로를 탓해야 마음이 편한 건

 부덕한 습관이라지만

나라는 이유로 나를 사랑할 수 있다니

그 얼마나 행복한 이야긴가요.


어머니의 사랑조차

무조건적일 순 없노라 믿는 제겐

환상에 가까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요.


망가진 놀이동산처럼 애틋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외롭지 않길 바란다면

너무 과한 바람일까요. 홍,


코 끝 시린 유자향에 뺨이 베이면

잿빛 무지개를 걸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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