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금/맑음. 미세먼지 좋은지 알았는데 속음
아침 출근길. 신호대기 중에 우측 대각선에 샛노란색의 작은 차가 눈길을 확 끈다. 뒤태가 깨끗하니 제조사나 모델명도 없고, 번호판에 '허'가 있는 걸 보고 확신했다. 그 회사구나. 신호가 풀리고 추월하면서 살짝 보니 정답! 색으로 기억되는 세상의 많은 것들. 내가 좋아하는 최강몬스터즈는 파란색. 최근까지 쓰던 휴대폰은 코랄색. 유년기 최애는 노랑. 스물 이후론 크림슨 -> 초록색. 그 이후로 오래동안은 파란색.
어릴 적 엄마의 절친이었던 이모를 ‘파란 이모’라고 불렀다. 어린 눈에 강렬했던 이모의 목을 두른 파란 스카프. 난 아직도 그 이모를 파란색으로 기억한다.
아내는 보라색, 아들은 주황색. 이유는… 없다. 그냥 보라색, 그냥 주황색이다. 난 무슨 색일까? 잘 모르겠다. 무채색은 아니어야 할 텐데.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어떤 색으로 바라보고, 기억할까 문득 궁금하다. 그 사람 하면 떠오르는 색. 굳이 명명하자면 '퍼스널 컬러'정도? 요즘 유행하는, 외모 연출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타고난 개인의 신체 컬러 말고, 눈으로 보이는 색 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색.
싱어송라이터 빈센트 블루의 ‘비가와’를 좋아한다. 그의 음색과 노래도 좋지만, 그 이름이 정말 맘에 든다. 고흐처럼 자신만의 색으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나만의 색으로 물들어 가면 좋겠다.
어렵다면, 올리브 그린으로 늙고 싶다. 바래지 않고 쭈욱, 그리고 먼 훗날에도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그냥.
참고로 팬톤이 정한 올해의 색은 복숭아가 떠오르는 피치퍼즈, 서울의 색은 한강의 핑크빛 하늘을 담은 스카이코랄이란다.
p.s. 번호판 글자는 '허'가 아닌 '어'였다. 노안이 분명하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