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일/맑고 깨끗
0330... 0645... 0708.
이상한 건 몸이 개운해서 일어날 시간인가 보면 새벽 세네시.
일곱 시경 눈을 뜨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이상해. KBS만 이상한 게 아니야. 내 몸도 이상해.(개콘 신승윤 참조)
'미세미세'앱을 먼저 연다. '좋음'. 무심천으로 갈까? 주말과 휴일 근무는 열 시부터라 바쁠 거 같다. 6시에 일어났어야 해. 주섬주섬 챙겨 입고, 실내용 러닝화 들고 엘리베이터의 'B1' 버튼을 누른다. 습관처럼.
단지 내 체육관에 이르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지금처럼 지하주차장을 통과해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이르는 길. 다른 하나는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가서 유치원과 놀이터를 가로질러 가는 길.
앞의 경로가 습관이 된 건 긴 겨울을 지나면서다. 겨울철 지상과 지하의 온도차는 상당하다.(기분 탓이라 해도) 버튼을 누르고 나서 '아차'싶었지만 이왕 누른 거. 5킬로 달리고, 스쾃 140, 풀업 15개 마치고 1층 출입문으로 나선다. 봄이다. 지하 주차장은 그냥 따듯한 겨울인데 꽃들은, 햇살은, 바람은 봄이다.
계절은 자연의 몫이고, 감정은 사람의 몫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계절에 관여해 자꾸 변하게 하고, 자연이 감정에 심심찮게 관여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날 지배한 분노, 우울, 고립, 부정적 감정은 자가발전의 결과다. 침잠을 통한 인정과 버림으로 조금 가벼워진 감정이 이제 겨우 지하 1층쯤 올라온 거 같다.
지하 1층을 통하는 여정은(넘 거창한가?) 무채색이고 무난하고 기계적이다. 지상의 길 위에는 모진 칼바람도 있고 따끔거리는 빗줄기도 있지만 다양한 자극이이다. 계단을 오르는 마지막 고비도 꽤나 인간적이다. 봄이다. 지상 친화적 계절이다. 짧은 봄이 지나고 뜨거운 여름이 오면, 난 또 지하의 서늘함에 끌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지도 모르지만, 지금이야! 지하를 벗어나 튀어 오를 기회다.
봄날이고 주일이다. B1 보다는 Be One. 하나 되는 하루를 살아야지.
필 받아서 아침에 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