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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Jul 13. 2024

노포(老鋪)

20240713/토/오후에 비

#노포 #맛집 #응암동 #모래네순대

앞서서 노포는 사람들에게 해롭지 않은, 무해한 공간이 아닐까라는 말을 했지만, 이쯤 되면 노포는 무해한 곳을 넘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란 생각에 이른다. 그러니까 퍼블릭 에어리어인 것. 언제든 갈 때마다 내게 필요한 것을 내주는 곳이 곧 노포인데, 거기가 바로 안식처고 예배소다.  


'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의 마지막 대목이다. 함께 실린 순댓국밥과 '돼지 한 마리 사진의 호객행위 걸려들어 낯선 소설가의 글 속으로 홀린 듯 걸어 들어갔다.


대대로 한 가지 업을 물려 내려오는 역사가 오래된 점포를 뜻하는 말.

일본어로 '시니세(老舗, しにせ)'라 읽으며, 중국에서는 '노점'(老店, 라오뎬)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국에서 쓰이는 ''는 1990년대에 언론에서 일본의 단어를 그대로 가져와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오래된 가게라는 말을 놔두고 일본어를 들여왔다는 비판도 있다. 1960년대에 국어사전에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가게라는 의미로 수록되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일제강점기에 정착된 일본어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것을 국어로 착각하여 해방 직후 사전에 수록된 것일 뿐이다. 이렇게 한국에서 일본에서 쓰던 표현을 그대로 들여온 이유는 역사적, 환경적 이유로 1세기 이상 오래 운영하는 가게가 드물기 때문에 이런 가게를 일컫는 고유 표현이 달리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 나무위키 설명)


노포. 유래를 떠나 정겹고, 구수하고, 따듯하다. 안식처고 예배소라니 내가 지향하는 바다. 내가 일하는 이 라운지가 무해한 공간, 나아가서 사람들에게 유익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토요일인데 조용하다. 점심시간에 오신 노부부께서 체험을 마치고 나가시면서 옛다! 훈훈한 립서비스를 팁으로 던져주시고 가셨다. '감사합니다. 오늘 할 일 다 한 거 같네요. 퇴근해야겠어요' 농담처럼 건넨 마지막 인사말. 예약 손님 방문시간이 퇴근시간이랑 겹쳐 초과 근무를 해야 할 상황이지만 마음은 이미 퇴근했으니 나쁠 거 없다. 손님이 오시길 기다린다 노포 쥔장의 맘으로..


P.S. 서울 갈 거리가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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