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3/토/지친다. 더위 @@
澹掃蛾眉白苧衫(담소아미백저삼) 訴衷情話燕呢喃(소충정화연니남)
佳人莫問郞年歲(가인막문랑연세) 五十年前二十三(오십년전이십삼)
신위(申緯, 1769-1847)의 '증변승애(贈卞僧愛)', 그의 풍류를 사모하여 곁에서 모시면서 필묵의 심부름이라도 하겠다는 변승애란 기생에게 써주었다고 전해지는 작품.
눈썹 곱게 단장한 흰 모시 적삼
마음 속 정스런 말 재잘재잘 얘기하네.
님이여 내 나이를 묻지를 마오
오십 년 전에는 스물셋이었다오...라고 풀어놓았다. '해학스러우면서도 함축미가 뛰어난 작품이다.'라는 한 줄 평.
이 정도 드립에 이런 극찬을? (오늘밤은 삐딱하게.) 이조참판의 벼슬과 시, 서, 화의 3절이라는 명성이 한몫 한 건 아닐까? 아재개그요 부장님 유머다. 살짝 노잼.
달리 생각하면 조선시대 양반의 평균수명이 55세였다고 하니, 두 번째 스물세 살을 살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의 표현일지도.
매주 일요일 밤에 본방 사수 중인 개그콘서트에 ‘심곡파출소’라는 꼭지가 있다. 파출소에 개그 캐릭터가 차례로 등장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그중에 매주 제 발로 파출소에 찾아오는 미아가 있다. ‘잘 찾아왔네. 여기네. 미압니다.’ 요즘, 아니 얼마 전까지 유행한 이경영 성대모사로 애경영으로도 불리는 10년 차 개그맨은 ‘반십세. 빠른 이천 년 생’이라고 당당하게 나이를 밝힌다. 처음엔 ‘만 십세’라는 줄. (이건 노이라고 해야 하나? 아 발음도 노이즈랑 비슷하네)
오십 하나라는 숫자는 늘 낯설고 놀랍다.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자꾸 목에 걸린다. ‘五十年前半五世’라고 농을 칠까, ‘반백세 빠른 칠삼’이라고 웃어넘길까?
이왕 먹은 나이, 또 먹어갈 나이. 해학스러우면서도 함축미가 뛰어난 글 쓰면서 잘 익어가고 싶다.
p.s. 출처에 따라 '燕呢喃'이라고도, '鶯呢喃'이라고도 했다. ’니남‘이라는 표현을 알게 돼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