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2/월/11시경 비 온 뒤 갬
고요...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입에서 새어 나온 단어. 어제 혼초게(혼자 하는 초성게임)의 여파다. 아~ 뒤끝 긴 인간.
강요, 공용, 기우, 기용, 고용, 가요... 겨우 진정시켰다. 물밀듯 떠오르는 ㄱㅇ 단어들.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어휘를 떠올렸다고 자찬했는데. 아직도 남은 단어들이 있을 거 같다.
여운(餘韻)
1.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운치.
2. 명사 떠난 사람이 남겨 놓은 좋은 영향.
3. 명사 소리가 그치거나 거의 사라진 뒤에도 아직 남아 있는 음향.
'여운'과 '뒤끝'의 관계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그것 정도 되지 않을까?
여운(如雲).
출근하자마자 대차게 비가 쏟아졌다. 한 시간 정도 깔끔하게. 머금고, 머금고,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간 구름. 기후변화 탓인지, 계절의 영향인지 몰라도 요즘 구름은 예술이야. 방방 뛰면 튀어 오를 거 같은 하얗고 폭신해 보이는 구름들. 바람 따라 다양하게 모양을 바꾸고, 바람 따라 흘러가자. 참을 수 있을 만큼만 참고, 벅찰 때 쏟아내며 구름처럼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