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1/일/맑음/간토대학살 101주년
ㄱㅇ.
가을, 가온, 가운, 거울, 겨울, 고안, 고온, 고인, 고얀, 고유, 고열, 고을, 고위, 교육, 교원, 교인, 교안, 교우, 구인, 구원, 구월, 구유, 규율, 금욕, 기안, 기억, 기약, 기염, 기온, 기운, 기인, 기일, 기원, 귀염, 귀인... 금욜. 갑분 초성게임.
한 해를 분기단위로 나누면 구월은 분명 칠월, 팔월과 한 패다. 하지만 슬쩍 선을 긋는 듯한 구월. 음력과 양력, 뭐 그런 건 됐고. 가을을 닮아서일까. 생각해 본다.
백로(白露)와 추분(秋分)이 있어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돌아가며, 뭇새들이 먹이를 저장하고, 우뢰가 소리를 거두며, 겨울철 땅속에서 잠을 자는 벌레들이 흙으로 창을 막고,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는 구월.
구월 일일. 구월의 시작이다.
핫하다는 케이크집은 검색이 쉽고, 반인류적 살인, 제노사이드인 관동대학살은 모르고 지날 뻔했다.
철새들은 계절을 찾아, 계절은 가을을 찾아, 아들은 다시 학교 기숙사로. 돌아오고, 돌아가는 구월.
공처럼 둥근달(球月)을 보면서 우리의 삶도 둥글게, 아름답게 잘 굴려달라고 기도하는 구월(九月).
딱 한 달만 잘 사귀어 보자. 오늘부터 1일.
P.S. 1923년 9월 1일. 규모 7.9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고 10만 5000여 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조선인 희생자만 독립신문 조사 기준 6661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