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2/목/맑음
妄想(Delusion). '이치에 어그러진 생각' 혹은 '병적 원인에 의해 생기는 객관적으로 불합리한 그릇된 주관적 신념‘.
망상은 전염되는가? 아니면 같은 망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치는 건가?
자칭 천사장, 미카엘이라는 닉네임으로 사기를 치고 다니던 선배는 지금 무엇을 할까? 사기와 망상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엮고 다니던 그가 내가 겪은, 아니 보편적 판단으로 최고의 망상가라고 생각했었다. 하~ 급이 다른 망상가들이 즐비한 세상이라니.
쉬는 날 점심. 오랜만에 중식으로 중식을 먹었다. 나름 미식가 아들 녀석이 인정한 꿔바로우 맛집.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아내의 식성과 중국집치곤 좀 비싸서 일 년 만에 찾은 듯. 메뉴가 좀 바뀌었다. 중국어 중심으로 음식 이름들이 나열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글 중심으로 바뀌고 깔끔해졌다. 꿔바로우를 찾지 못해 허둥거리는 날 제치고 아내가 치파오 차림의 서버와 직거래를 한다. 짜장 하나, 굴짬뽕 하나, 게살 수프 하나, 그리고 꿔바로우 주세요. 굴짬뽕 하나, 짜장 하나, 게살수프 하나, 찹쌀탕수육 하나요. 그때만 해도. 그냥 명칭만 바뀐 줄 알았다. 그리워 찾아온, 기억 속 꿔바로우가 아니었다. 훌륭한 찹쌀탕수육으로 배를 가득 채웠지만 살짝 마음이 상했다. 굳이 이 식당을 찾을 이유를 잃은 기분.
애청하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요즘엔 너튜브로 본다. 마지막 꼭지에 여당의 미디어특위위원이 초대되었다. 진행자의 답답함이 표정에 느껴진다. 그리고 난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망상가를 비호하기 위한 앞뒤가 맞지 않는 변론들. 주적을 상정하여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그쪽으로 귀결된다. 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변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봤다. 결국엔 어버버 거리며 포기하던 변론인들을. 이 자는 끝까지 어버버거리지 않아서 더 화를 돋우는구나.
꿔바로우와 망상가 때문에 맘 상한 하루. 나도 한 때 망상가 아니었나? 살피고 살피며 살자고 반성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