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사실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더라도
그것을 알고 싶지 않더라도
우린 계속해 나갈 수가 있다
그래서 그게 서글픈 거다
묻지 않으니
답은 없다
묻기 두려우니
입은 닫힌다
이른 아침 구름을 젖히고 떠오르는 태양과
끈적하게 갈라지는 눈꺼풀
그것만이면 충분하다 할까
아님 또 다른 닿지 않을 의문을 가지게 될까
나는 답을 모르니,
혹은 알고 싶지 않으니,
그래서 죄를 지었으니,
생에 발을 담그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쪽발만이라도.
얼얼한 시선으로 돌이켜보면
닿지 않는 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써내 린다
시간의 자락을 붙잡는다
무엇이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을 가둬두기 위해
그래야 내가 여기 있었음을
비로소 알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