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by 유나




오직 있을 하나의 태양.

일직선을 따라 향하는 눈길.

산발적으로 들끓는 오래된 소망.

닳도록 바라본 하늘의 색은

결코 바래지 않아

보통의 시선들에 의해 게걸스레 탐해지고

찐득하게 훑어진다

그건 밟고 선 땅 위의 흙이

나무의 겉가죽 같은 늙은이의 손바닥처럼

여기저기 갈라지고 건조하여

간사한 혀끝이 쉬이 말라버리는 탓이라 본다

이쯤에서 나는 허공에 뻗은 손이

딱딱히 굳은 눈길이

한 움큼 움켜쥔 공기가

꽤나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입에서 입으로 맴돌던 높다란 곳에 손끝을 담가도

결코 파랗게 물들 수는 없기에.

그러니 먼지를 뒤집어쓴 두 발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시선이 머물러도 괜찮은 곳이

가까이에 있는 것 아니겠냐고

아쉽고 텁텁한 이곳에

던져놓듯 심어놓은 것들이 자라나는 걸

목격하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냐고


그럼 그걸 우리는

마침내-라고

칭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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