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의 것들이 바닥에 즐비하다
이것은 손가락을 대여섯 번 꼽는 행위가
마디 사이의 마찰과 구분되지 않아
스쳐 지나쳐지는 것들 중 하나에 속한다
굴러가지는 않는다는 거다
한 면을 뒤집어봤다
빠르게 이석증이 찾아온다
발걸음을 떼자니
갓 태어난 망아지 마냥 꺾이고 흔들린다
새로운 걸음마저 낯설어졌다
바닥이라 부르기도 애꿎은 곳에
손바닥을 맞대어 조금은 밀어내어 봤다
그 어떤 의도도 담기지 않았다 생각했다
시야를 곳곳에 던져내며
가만한 움직임을 두 발로 딛고 섰던 그 행위가.
사각형의 것들은 결코 뉘어지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
이제서야 관찰된다던가
모서리는 아슬아슬할 뿐이다
면과 면 사이엔 선이 존재한다고 한다
얼마나 가는 선일까 싶다
모든 면으로 가만히 서있게 되었지만
모든 선으로 또 하나의 흔들림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