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더듬 테두리를 어루만지다
원을 반쯤 떠올리게 만드는 곡선의 촉감에
아껴두었던 숨으로 가슴의 바닥을 훑어낸다.
매끄러움을 어기고 기어이 삐져나온
날이 선 심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살성의 연약함으로써 알고 있었다.
그것은 살 속을 비집고 들어가
결국 흉이 피부 표면까지 차오르게 했기에
나로 하여금, 입을 삐죽 대며
옷자락을 아래로 당기게 만들었다.
매번 타고 내려오던 손길이 퍽 어설펐던 것은
일찍이 주어진 망설임 탓이었고
새로운 흉들을 아꼈던 탓이었다
그러니 움찔대는 손가락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겠다.
피딱지가 떨어지고 나서야
영겁의 세월 동안 비바람을 맞아낸 나무가 그러하듯
불규칙한 나이테가 새겨진 손의 끝자락으로
부드러운 테두리를, 아니 부드러워진 테두리를 어루만진다
피부가 두꺼워진 탓인지
심이 닳아버린 탓인지
영 구분하기가 어렵겠지만서도
그렇게 숨 하나를 턱 내놓는 거다
물론, 그 값이 지불된 만큼의 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