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했던 어느 날,
사근거리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먹먹하게 드리운 밤의 자락은
온 하늘을 에워쌌고
그 사이로 삐죽삐죽 새어 나온 달빛은
어느새 나의 숨에 스며들어
덧없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낡고 닳아버린 꿈이어서 그랬나-
처음도 아니고 끝도 아닌 곳에서 눈을 떴다
나는 기다리는 숨 속에 미리 담가두었던
달빛을 건져 올려,
에이는 마음을 어서 흘려보냈다
바래지는 잔상에 안녕을 고하니
식어버린 꿈이 부서져 내린다
그 속의 잔해를 뒤적이다
은은하게 빛나는 달조각 몇 개를 건져냈다
가슴에 담가 우려 내니
쌉쌀한 뒷맛이 느껴진다
쉬이 돌아눕지 못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