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돌아선 뒷모습을
내쉰 입김으로 감출 수 없었다
피부를 스멀스멀 타고 기어오르는
몇 마디의 말들이 차곡차곡 쌓여가
차마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다
언젠가 사라질 거라,
연약한 한숨에도 가려질 거라,
그런 고단함을 온몸에 미리 새겨뒀지만
마주 잡지 못한 손바닥 위엔
가장 오래된 흉터가 자리하고 있다
오늘이 아니라면, 내일이 아니라면,
그리고 미신과 같던 그 숱한 날도 아니라면,
나는 그저 달빛에 몸을 맡긴 채
식어버린 시를 읊을 것이다
그 어떠한 말도 삼가며
뒷모습을 하나, 둘 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