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녹

by 유나



시계가 고인 물속에서 부패 되는 동안

마음의 잔해는 흩날리는 그림자 속에 녹아든다

묽어져 버린 시침이 한 걸음을 겨우 옮겨놓으면

나는 마치 새벽녘 날이 선 공기에 데이기라도 한 것처럼

손끝을 감추고 쓰라린 말을 내뱉는다


눅눅해진 시간의 그을음을 머금고

눈을 질끈 감으면

모서리에 묻어있는

오롯한 형태가 초라하다


끈적하게 묻어난 시계의 녹이

비릿한 냄새를 풍기며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떨어지는 시간이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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