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by 유나




첫 번째 조각을 밀어낸다


간격이 고르지 못한 형체들을

애초에 그곳에 놓아둔 것도,

곁눈질하며 방치한 것도,

별다른 의도 없이 넘어트린 것도,

모두 다 싱거워진 시간을 빨아먹은

악의 없는 손가락의 부산물이다.


물기 없는 적막 속에서

끊어져 버린 도미노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응당 지불해야 하는 몫이라 여겨지곤 한다

그건 결코 약속된 적 없는 질서이지만

여태껏 스스럼없이 이행되었다는 사실이

내려깐 시선으로 드물게 알아차려진다

필연적인 인내인 것일까.


시작과 끝을 흘긋거리며

중간의 것들을 세워 놓는 행위는

결국 미숙한 틈을 만들어 내고

이어지지 못한 이야기가 거기서 멈춰 선다

처음의 조각은 마지막의 것과 더 이상 구분되지 않으니

게임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나는 긴 숨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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