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의 꽃이 피어나
지난 감각을 일깨웠다
순진한 소망들이 모여
어느새 하나의 이유를 만들어냈고
하나의 이유는 곧바로 한숨이 되어
동경했던 순간들을 깊이 애도하게 했다
한밤의 밑바닥을 딛고서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숱한 말들은
숨을 타고 정갈하게 흘러나와 공기 중에 흩어져 가고
그다지 선명하지 못한 시야로
무겁게 가라앉은 적막을 내려다보니
한 시절 유기됐던 마음들이 아스라이 펼쳐져
끝끝내 조각난 수천 개의 소망을 숨겨내고 있었다
그러니,
길이 일정하게 빛나는 건 닿지 못한 욕망 때문였고
밤이 유달시리 빛나는 건
알아차려지지 못한 고독때문이였음을
이제는 겨우 수긍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곱게 빚어낸 바람들을
나는 결코 떠나보내진 않을 것이지만서도
가끔 밤거리를 걸을 때면
어쩔 수 없이 고갤 들어 기도하는 거다
어딘가의 끝에 닿게 되기를,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