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나무냄새가 난다
나는 포근해진 숨을 내쉬며
여태껏 그곳에 기대어 서서
가만히 바람을 갈라내 왔음을 떠올린다
단단한 기둥에 얹힌 무수한 손자국과
거칠고 두꺼운 껍질에 남은 얼룩들이
결국은 나이테가 되어
나무의 일부가 된 것을 보면
나는 단지 머물던 곳으로
돌아온 것인가 싶다
그곳에 서서 바람을 이불 삼아
오래된 자장가를 흥얼거린다
그림자를 짓이기던
숱한 밤들을 이어 만든 그 노래는
이내 나무에 흡수되고
송진으로 흘러나와
손바닥 위로 끈적하게 흘러내린다
아득한 마음을 주워 담고나니
시선이 아래로 천천히 떨어진다
나는 미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