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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발칸

터키의 이스탄불

by 카렌

포도를 사서 열두 알을 제이에게 먹일 생각이었다.


왜 열두 알이냐고 묻는다면 자세히 해 줄 이야기는 없다.


어떤 여행자의 기록에 따르면 발칸에서는 새해 아침에 그렇게 먹는다고 했다. 열두 알이 일 년 열두 달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할 뿐이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자 아직 발칸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먼저 발칸의 풍습을 따라하는 거냐며 제이가 웃었다.

- 여기도 발칸이야.

- 어? 여긴 이스탄불이잖아.

- 맞아. 이스탄불이지만 발칸이야.


나는 이스탄불이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건 제이도 아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럽 쪽에 있는 이스탄불이 발칸 반도의 시작이면서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있는 시슬리도 보스포르스 해협을 기준으로 유럽 쪽에 있으니 분명 발칸이었다.


- 그러니까 여기가 동유럽이라는 거지.

- 물론이지, 우리의 동유럽 여행은 이미 시작된 거야.


제이가 허무하다는 듯 말했다.


- 그 참, 나는 그것도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