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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는 슬레이브?

불가리아의 플로브디프

by 카렌

커피를 달라고 했더니 몇 그램? 이냐고 물었다.


나는 제일 작고 가벼운 걸로 두 잔 달라고 했다. 커피를 마시며 제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두 번의 큰 전쟁이 발칸 반도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 발칸의 작은 국가들이 러시아를 등에 업고 오스만 제국과 전쟁을 벌여 승리했다. 여기까지가 일차, 이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들끼리 마케도니아 땅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였는데 불가리아는 연합한 다른 나라들에 패해서 가지고 있던 영토를 많이 잃었다. 이게 2차다.


- 커피 한 잔에 물 한 잔이래.


하고 말하며 나는 일어나 다시 주문대로 갔다.

나를 위해서는 따뜻한 물, 제이를 위해서는 시원한 물을 주문했다.


테이블로 돌아와 대화를 이어갔다.


- 믿기 힘든 이야기이긴 하지만 슬라브족, 할 때 슬라브가 노예에서 유래되었다는 말이 있어.

- 그러고 보니 비슷하네. 슬레이브(slave). 슬라브. 설마 노예라는 말을 민족에게 붙였을까?

- 본인들이 붙인 게 아니겠지. 다른 사람들이 붙인 거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아?


우리는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료를 찾아보았다.


슬라브인들에게는 오랫동안 누군가의 노예로 살아왔던 긴 시간이 있었다. 노르만 민족이 바이킹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을 때 노예로 부리던 사람들이 슬라브이이었고, 게르만 민족이 로마에 팔았던 노예들도 슬라브인이 대부분이었다.

슬라브인들은 같은 유럽인이지만 유독 다른 민족으로부터 멸시를 많이 받았는데 아마도 그건 가난 때문인 것 같았다. 슬라브인들은 이동하면서 농사를 짓던 생활을 다른 민족보다 오래 유지해왔을 뿐 아니라 농노제도의 폐지도 가장 늦었다고 한다.


만일, 슬라브가 슬레이브에서 유래된 게 맞다면 누가 그런 못된 말을 처음 붙였을까. 기원이 궁금해졌다.


여러 가지 이유로 슬라브인들을 아주 미워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히틀러다.


- 가난한 슬라브인들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가득한 것을 참지 못하겠어.

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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