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람들은 그 분이 여행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늙으면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두 개 있다는데 그 중의 하나가 여행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사랑. 다시 해보고 싶은 그걸 한 번도 못해봤기에 아쉬움이 큰 것일까. 나는 마흔이 갓 넘은 남자로부터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 키우느라 해외여행 한 번 못해 본 게 아쉽네요.” 젊어서 가보지 못한 여행을 이제 가려고 하니 겁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가보지 못하게 되는 거라고. “여행도 습관이 아닐까요. 하던 버릇이 있으면 하는 건데. 버릇이 들지 않아서 이제 못하겠어요. 애들 좀 더 크면 패키지나 한 번 가야겠어요.” 그 분이 그냥 그럭저럭 하다가 돌아가신다면 그분의 아이들이 남아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겠지. “우리 부모님 해외여행 한 번 못가보고 돌아가셨다.” 아주 원통해할 것 같다.
왜 여행일까. 인간은 아프리카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먹을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그때 돌아다니던 것에 인이 배여서 우리에게 여행 본능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나는 몇 세대에 걸쳐서 인상적인 여행을 한 가족을 알고 있다. 그들은 네안데르탈인이다. 그들 가족은 북서쪽으로 걸어 올라가다가 바다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은 지브롤타 해협이라고 부르는 그쪽이다. 배가 없었으니 그들에게 그곳은 세상 끝이었다. 가족들은 서서 바다 건너편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을까? 그들은 그곳에서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집트, 이스라엘 쪽으로 향했다. 시리아를 지났고 조지아의 작은 호수에서 흔적을 남겼다. 그들 중에는 이가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씹을 수가 없어서 씹지 않고 넘길 수 있는 부드러운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음식을 대신 씹어서 그의 입으로 전달했을 것이다. 그게 키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게 맞다면 키스는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발명된 것이다. 목숨의 키스가 없었다며 그는 더 빨리 죽었을 것이다. 그들은 마침내 건너편에 도착한다. 지브롤타 암벽에 있는 ‘고르한’ 동굴 속에 그들은 마지막 흔적을 남겼다. 그들은 대략 3만 년 전에 지구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다음 여행지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