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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Oct 24. 2021

낯선 경험

약속 장소 도착 십 분 전

마음이 급했다

골목 하나를 지나쳤다

좌로 틀고 우로 방향을 바꾼다


낯선 골목과 간판들이

무섭게 달려든다


정지된 회로

재깍재깍 분침 소리


적의를 품은 골목에서

미아가 된다


폰을 열어 목표지점을 찍는

일상의 망각


'나 길을 잃었나 봐'


전화기 너머 어이없다는 내 짝의 목소리


다큐 프로에서 봤던

치매라는 단어가 골목에 흩어진다


숨을 크게 들이쉰다

지도를 열어 약속 장소를 누른다

예상 소요시간 3분

약속시간 2분 전에 도착했다


짧은 순간

내게 달려들던 공포는

여유를 가지라는 호된 회초리

자로 잰 듯한 일상을

무너뜨려!


시간 거지로 살며

분침을 소중히 여기던

오랜 습관을

탈탈 털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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