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억창고 Feb 04. 2022

석모도 바람길

바람이 주인 되어 머무는 곳

물 빠진 갯벌에는 햇살이 머물고

꽁꽁 언 얼음 위엔

세월을 낚는 강태공 서넛


건드리면

바스러질 듯한 쑥 더풀이

모진 바람을 타고

너울거린다


언젠가

걸어왔던 길 같기도 하고

언젠가

걸어가야 할 길 같기도 한

개펄이 쑴벅쑴벅

들썩거리는 그곳


황갈색으로 말라버린

갈대숲길을 헤치고

바람을 안으며

흔들흔들 걷는다


히야, 멋진 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