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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현준 Oct 07. 2019

어떤 장면


날씨가 쌀쌀해지니 늘 머릿속에만 있는 장면이 다시 그려진다.


숲속에 덩그러니 서있는 작은 오두막집 하나.

별도의 방없이 원룸 같은 구조이지만,

한편엔 '짜자작'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나무가 보이는 벽난로가 놓여있다는 것이 그것과는 다르다.

벽난로 앞에는 따듯한 색감을 갖고 있지만 여기저기 해진 두툼한 패브릭 천이 성의 없게 덮인 탁자가 놓여있고,

그 위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티포트와 귀여운 잔 두어 개.

혹은, 크고 단단한 술병 하나와 차가운 얼음이 서서히 녹고 있는 온더락잔 두어 개.


옆으론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할로겐램프와 

그 빛을 가르며 먼지 쌓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지나간 노래들.

한 명은 팔을 괴고 옆으로 누워 리듬에 따라 발을 꼼지락거리고

둘은 바닥에 앉아 체크무늬 무릎담요를 덮고 따듯한 차를 나눈다.


나머지 공간을 채우는 것은 우리들의 이야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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