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면 먼지내음 폴폴 풍길 듯
켜켜이 쌓여 있는 저것은 무엇인가.
너무 멀리에, 너무 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
차마 발견하지 못했던 저것은 무엇인가.
조심스레 가까이 가보니,
아아.
열정이란 녀석,
왜 여기에 있는 건지.
먼지 한톨 쌓이지 않고
심지어 손때까지 탄 두려움과 현실이란 물건 때문에
녀석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어 추억하듯 너를 바라보건만
차마
먼지를 털고 품에 쉬이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네가 너무도 빛이 나서.
때묻은 나의 손으로 너를 다시 품기에는,
네가
너무나
맑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