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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그녀 Dec 07. 2015

소화불량



더부룩했다.

급체한 듯 소화되지 않는 많은 것들 속에서


인생을 토해내고 싶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가라앉을 때까지 기어코 버텨내거나

날카로운 바늘로 굳이 피를 내고야 마는 나였다.



시원한 트림도, 옹골지게 맺히는 손톱 끝 핏망울도

너무 너무,

슬프고 억울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그때의 나는

홀로 울었던 것 같다.


쉼없이 흐르는 초침이 찌른

내 손톱 끝이,

내 마음 끝이

너무 아프다고.


내 더부룩한 속이

너무도 처량하고

눈물겹다고.





단 한 번을 토해내지 못한 나의 체기는

그 후로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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