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걸어본 일이 있니.
눈을 감고 걸으면 열 걸음도 채 못 가 불안함에 눈을 뜨게 되지.
무언가에 부딪힐 것만 같고, 휘청대는 것 같은 느낌에 말야.
있지.
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싶었어.
걷고는 있지만 확신이 없어 다음 한 발자국 내딛기가 어려운 거.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어 덜컥 겁이 나는 거.
문득 위화감에 사로잡혀 그만하고 싶어지는 거.
하지만 괜찮아.
눈을 뜨고 보면 알게 될거야.
네가 얼마나 똑바로 걷고 있었는지를 말야.
그러니,
너무 불안해 마.
너는 말이야.
잘하고 있어.
어떤 이들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