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일에 감정을 낭비하는 일로 짧은 생의 대부분을 살아왔지만 그런 내게도 그를 비난하는 일은 우주최강 무쓸모 이슈다. 거론 자체가 피로하고 하찮아서다. 한 시절 티미팅, 점심미팅, 공동 강의 등 빈번하게 대면하면서 그의 전두엽 퀄리티에 실소가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저런 인간이 버젓이 여러 곳에 이름을 올리는구나 싶어 새삼 놀랍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듣고 본 바 대로라면 그는 좋은 인간이 아니었고, 아니었고, 아니었다. '개선' '반성' '책임' 같은 무겁지만 정갈한 일의 소임도, 가치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청와대에 입성할 때만 해도 싱크대 아래 좁은 틈사이로 새앙쥐 꼬리를 본 것처럼 불안한 정도였는데 지나고보니 과연 탁현민이 지난 자리마다 자기 깜냥만큼 불온하고 부패했다.
다시 그를 쓴다고 한다. 이로써 정치적 공과와 감각을 떠나 개인적으로 문재인대통령의 사람 쓰는 머리는 최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좋은 사람을 옆에 두어 자신을 닦는 것과 쓸만한 사람을 부려 자신을 빛나게 하는 일은 엄연히 다른데, 그는 친구는 잘 뒀을지 몰라도 사람 쓸 줄은 모르는 (그래서 여럿 속터져 죽게 만드는) 안갯속 덕장이다.
#어이가없는건지_슬픈건지_화가나는건지_하여간_기분이_몹시_탁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