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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02. 2021

오늘 하루도 애썼네. 고마워.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20

"먹고, 자고, 놀고~
정말 좋겠다.
부러워.
나도 그러고 싶다."

친구가 아기를 보면서 말했다.

"아니야.
아기들도 크느라 엄청 바빠.
옆에서 지켜보면
얼마나 애쓰는지 몰라."


내가 대답했다.

아기를 위한 항변!!


정말이지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아기들은 성인이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을 해내기 위해

매 순 애쓰고 있다.


누가 알려줘서가 아니라

알아서 단계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처음에는 꼬물꼬물 움직이던 아기가

점점 목을 가누고,

손과 입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뒤집고,

되집고,

엉덩이를 번쩍 들고 뒤로 기다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기도 하고,

쌀쌀 벅벅벅 기어 다니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까르르 웃고,

눈치 보면서 떼쓰는 법을 터득하고...

소리치면서 자기표현을 해서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이유식 시작 후

수저로 밥을 먹고,

컵으로 물을 마시게 되고...

묽은 변만 보다가

힘줘서 응가하는 법도 배우고...


어느 순간 보면 확 자라 있는 것 같은데

아기는 매 순간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더 대견하네.)


우리 아기 성장하느라 고생이 많구나.


매일 잠들기 전에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겨주고

전신 마사지를 해주면서

더 많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줘야겠다.


나도 사람들이

"육아하느라 힘들지? 고생이 많네!"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으면

어쩐지 더 기운이 나니까.

"힘들지만 처음 느껴보는 진한 행복이 많아요.

저도 다시 태어난 기분이에요."라고

대답하게 되니까.


우리 신랑한테도 말해야겠다.

"일하고, 육아하고, 집안일하느라

쉴 시간도 없고 힘들지?

아내랑 아기 신경도 많이 쓰이고

가장의 책임감도 무겁게 느껴지고... 

고생이 많아요.

고마워요."


정말이지 남편에게도 늘 미안하고, 고맙다.

늘 잊지 않고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가까이에서 보면 정신없이 바쁘지만

멀리서 보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눈 앞의 현상만 보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크게 바라보면 다들 얼마나 큰일을 하고 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식구들이 참 고맙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가 먼저 잘하자고.

나만 생각하지 말자고.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더 자주 표현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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