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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22. 2021

헐크 소리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36

이유식 시작 후 빵이가 된똥을 싸게 되면서 응가를 할 때 힘을 많이 주었다. 온몸에 힘을 주는지 얼굴까지 새빨개지고, 끄응하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냈다. 그 모습마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두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떼를 쓸 때 온몸에 힘을 주며 응가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떼를 쓰는 건 주로 밥 먹을 때 빨리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천천히 먹으라고, 다 네꺼고 엄마가 끝까지 다 줄 거라고 알려주는 것도 중요했지만 목에 힘을 주고 소리 내는 버릇은 얼른 고쳐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빵이에게 목에 힘주지 말라고 해도 못 알아들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어허! 그럼 못써. 하지 마."하고 표정을 굳히고 이야기했다. 효과를 본 건지, 자연스럽게 없어진 건지 요즘은 헐크 소리를 덜 낸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자꾸 저런 소리를 내다가 성대결절이 오는 건 아닌지, 소아과에 가서 상담을 받을지 고민했다. 못 알아듣는 것 같아도 제법 엄마의 표정과 목소리로 분위기를 파악하는 듯하다.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훈육을 잘해야겠다. 뭘 하든 예쁘지만, 속으로 예뻐하고 엄격할 땐 엄격한 엄마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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