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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26. 2021

아기랑 속초 여행(fear. 인생 첫 바다)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41

속초에서 문우당 서림에 방문했다. 여행 중 비가 내려서 아쉽지만 책방에 머물기 좋은 날씨였다. 문우당 서림은 글월 문 +  벗 우 + 집 당 + 글 서 + 수풀 림, 풀어서 '책과 사람의 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공간이다. 정보 홍수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선의 책들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이번 키워드는 '로컬'이다. 속초의 로컬 문화를 느끼고자 방문한 곳이 문우당 서림이었던 만큼 '로컬'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선별한 책들에 눈길이 갔다. 또한, 서점 천장과 계단에 책 속 문장들이 담겨있는데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나만의 생각을 기반으로 문장들과 대화를 나눠보라는 주인장의 말씀도 가슴에 와닿았다.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의 숨결과 손길이 온전히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깔끔하고, 곳곳에 그만의 생각이 담겨있고, 다양한 시선을 존중하는 공간. 지역의 사람들이 만들어 온 문화를 기반으로 바라본 공간이 로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속초에 이토록 멋진 공간이 있다니 참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방에 와서 영감을 받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예전에 조선소였던 공간을 개조해서 카페, 전시장, 책방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칠성 조선소도 방문했다. 칠성 북살롱에는 그림책과 편집샵이 있는데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브랜드도 발견했다. 바로 그린 블리스! 그린 블리스 티셔츠를 우리 가족 씨밀러 룩 옷으로 구매했다. 그린 블리스가 동물보호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티셔츠 안에 담은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빵이 티셔츠 위의 해달은 잠잘 때 물에 휩쓸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잔다고 한다. 우리 빵이도 가족과 친구들과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골랐다. 신랑 티셔츠 위에 그려진 향유고래는 유대감이 깊어 동료 중 낙오자가 있으면 기다려주고, 스킨스쿠버가 다칠 때 도와주기도 하는 마음씨 따듯한 동물이라고 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신랑과 닮은 것 같아 잘 어울렸다. 마지막으로 나는 속초 영랑호를 지키자는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를 골랐다. 해달 옷으로 빵이와 똑같이 입고 싶기도 했지만 환경과 로컬에 관심을 갖고 지내자는 의미로 다양한 프린팅을 선택했다.



비가 그쳤다. 숙소 앞 낙산 해수욕장에서 바다 구경을 했다. 철썩철썩, 넘실넘실~ 파도가 세게 쳤다. 빵이도 물멍을 때리며 인생  바다를 구경했다. 처음으로 바다를 눈 앞에서 본 빵이의 소감은 어땠을까? 아기와 함께 자연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는 시간이 참 좋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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