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Sep 05. 2017

태국 결혼식은 우리와 많이 다를까?

내 친구 Nu의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방콕으로 출동!

저 멀리 태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 Nu(누누)가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왔어요.

Save the date! Supanan & Jirarat are getting married in September 2, 2017

'국제 우편으로 청첩장 보내면 비쌀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청첩장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친구가 결혼한다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Nu는 2009년도에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한 친구예요. 학교에서 처음 가족처럼 친해졌던 동갑내기 친구이자, 돌이켜보면 웃음이 나는 추억이 많은 친구입니다.


어느날 겨울학기 수업을 듣고 같이 나왔는데 눈이 많이 왔더라구요. 태국은 사계절 더운 날씨여서 'hot-hotter-hottest-hot한 날씨'라고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눈이 내리니까 반가웠나봐요. 신나게 눈사람도 만들고, 눈 맛이 어떤지 먹어보기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친구가 벌써 결혼을 하다니!

'태국 결혼 문화는 어떨까?' 기대하며 방콕으로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9월 1일은 노조창립일로 근무를 하지 않아서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았다. 5시간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이동!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Army club(Vibhabadi Road, Bangkok)에서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Nu가 당일 비가 와서 쿨한 결혼식을 할 것 같다고 했는데, 다행히 흐린 하늘에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Nu를 만나러 가는 길~ 이 얼마만인지!

여기 사진이 보이네요! ^^

지하 주차장에서 결혼식 준비로 분주한 Nu를 발견합니다.

"Nu!!!!"

"지영아~~~~ 오랜만이다!"

특유의 콧소리로 "지영아~~~~~" 부르곤 했었는데, 그대로네요! 한국어도 기억하고요.

가볍게 포옹을 나누며 반갑게 인사하고 먼저 식장으로 올라갔습니다.


아름다운 신부가 보입니다.

"An Ji Yeong!"

"???"

처음 만났는데, 제 이름을 불러서 깜짝 놀랐어요!

알고보니 Nu가 멀리서 오는 친구들 사진을 보여주며 어떤 친구들인지 자세히 소개를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다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Nu가 한국에서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태국 결혼 문화랑 비슷하다고 설명해줬어요.

직접 가서 보니 식장 앞에 사진으로 꾸미는 것도 비슷하게 되어있네요~!

'Entering flower toss'하러 일찍 오라고 해서 한 시간 먼저 갔더니 여유가 넘쳤습니다.

꽃순이 될 준비 완료!

신랑, 신부의 성장 모습이 담긴 영상 리허설 중이었는데, 한국에서 함께했을 때 사진도 담겨져 있더라고요. ^^

어떤 모습으로 결혼식이 진행될지 기대되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한국 친구들이 많이 찾아주었어요!

식장 뒷편에 알록달록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엄마가 되어 자신보다 아들 밥을 먼저 챙기는 Emmy.

사회자 New와 Bowl 등장!

New는 태국 공영 TV(Ch.5) 아나운서 입니다.

꽃순이를 맡은 저는 입구에서 신랑, 신부가 입장하길 기다립니다.

The piano guys의 'A Tousand Years'는 피아노와 첼로 소리가 좋아서 결혼할 때 신부 입장곡으로 찜해둔 곡인데 여기서도 나오네요!


신랑, 신부가 웃으며 입장합니다.

제 앞으로 올때까지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꽃잎을 뿌려줬어요.

두 사람, 꽃길만 걷기를!

또 다른 꽃순이 한솔이와 함께!

주례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죠?

평소 존경하는 두 분을 모신 것 같아요.

(태국어를 못 알아들으니 계속해서 추측 중.^^^)

사회자가 질문을 하면 신랑, 신부가 답변을 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눈치껏 들어보니 어떻게 만났는지, 첫인상은 어땠는지, 상대방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등을 묻고 답하는 것 같더라고요!

두 손 꼭 잡은 모습이 예쁘네요.^^

식장을 가득 채운 하객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는 Nu.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적의 친구들이 찾아주었으니 넌 정말 행복한 사람!

샴페인을 따르며 두 사람의 결실을 축하합니다.

눈빛에 사랑이 흘러 넘치네요. 아이고 부러워라!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만약에 제가 결혼식을 한다면 가장 눈물이 날 것 같은 시간이기도 한데요.


신부가 시종일관 생글생글 예쁘게 웃는 모습을 보며 배워야지, 생각했어요.

"An Ji Yeong!"

'내 이름을 또 왜 부르지?!'하고 바라보니 부케를 던질거니까 앞에 서라고 하네요.

맨 앞줄 중간에서 부케 받을 준비를 합니다.

지금까지 부케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이렇게 다같이 받는 틈 사이에 껴보니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네요. 과연 부케는 누구에게 갈 것인가...? ㅎㅎ

오잉!?

여자들 사이에 남성 한 분이 있었나봐요!

이외의 인물이 부케를 받아서 더욱 재밌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로써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포토타임!!!

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국가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어요.

그만큼 함께 사진도 많이 남겼습니다.

이렇게 기쁜 일로 다시 만나니 정말 좋은걸요?^^

Emmy는 2살 아들 밥을 먹이느라 식사를 못했는지 음식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잠깐만, 우리 사진 한번만 같이 찍어요!^^"

행복했던 Nu의 결혼식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리도 행복하게 웃으니 제 마음도 흐뭇해지네요.

꿀 떨어지는 눈빛 잊지 말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 내 친구!^^

저녁에 After party가 있었지만 참석하진 못했어요. 노래 부르고,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다시 한번 축하와 감사의 자리를 갖는 것 같더라고요.


다시 한번 축하해, Nu!


인도네시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이 결혼식에 초대했지만 축하해주고 싶어도 실제로 가보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와서 축하해주니 더없이 기쁘던걸요!

나중에 제 결혼식에 꼭 오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안되서 못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


다만, 아내와 함께 한국에 올 기회가 있다면 언제라도 연락줘!


작가의 이전글 어서와~ 이런 중간간담회는 처음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