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l 23. 2021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겠어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97

정말이지 내 삶은 아기를 낳기 전과 후로 많이 달라졌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가 그럴 것이다. 아기 있으면 크고 작은 선택을 아기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부모도, 아기도 편하다. 선택의 기준이 달라니 내 인생의 방향과 가치관도 모두 바뀌었다.


식당에 갈 때면 아기 의자가 있는지? 기차를 탈 때는 영유아 동반석인지? 카페에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게 문턱이 낮고, '키즈 프랜들리'라는 문구가 쓰여 있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친구를 만날 때도 아기가 있어서 불편한 상황을 기꺼이 감수해줄 수 있는지, 그럴 때 서로 마음이 편안한지를 생각한다. 직장에서는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지? 앞으로 우리가 살 집은 주변에 유흥시설이 없고, 길이 평평하거나 공원이 있어 아이와 함께 산책하기 좋은지를 따진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도 아기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 네발로 기고, 일어서기 시작해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기가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요즘 우리 빵이는 낮잠 시간이 2, 30분으로 토끼잠을 잔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득 충전을 하고 눈을 번쩍 뜨고, 몸을 번쩍 일으키는데 엄마인 나는 그 시간 동안 집안일, 이유식 만들기, 육아 정보 찾기, 필요한 물건 구매하기 등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채워진다. 휴직 중에도 업무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틈틈이 영어뿐만 아니라 직무 관련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 못 댈 때가 많다.


온통 해야 할 일들로만 채워지고, 휴식이 없다면 언젠가 탈이 나고 만다. 피곤에 절어 감정 조절도 잘 안된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정말이지 중요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육아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여하튼 나를 찾기 힘든 시간들 속에서도 나를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원치 않게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긴다. 엄마가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나를 먼저 지키는 연습을 하고 있다.


최근에 유튜브 '밀라논나'를 보면서 여성으로서 희망을 갖고, 영감을 얻었다. 육아를 할 때는 아기에게 충실해서 나중에 미안한 감정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 육아가 힘들기도 하지만 아기와 함께 하면서 얻는 행복도 정말 크다.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아쉬운 감정도 든다. 그렇기에 지금 아기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과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싶다. 그 안에서 늘 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지를 기준에 두고 지혜롭게 선택하면서 행복한 엄마가 되고 싶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아바바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