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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ug 11. 2021

[책리뷰]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걸

#전종환에세이

#다만잘지는법도있다는걸


훗날 범민이 이 책을 보고 우리 모두 실패할 수 있는 사람들이며 때로는 지기도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다만 잘 지는 방법도 있다는 걸 배워간다면 아빠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P235, 작가의 말 중에서)


참 멋진 아빠다. 그리고 멋진 선배다.

1, 2부에서는 아나운서와 기자로 성장하는 사회 초년생의 서툰 여정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일을 웬만큼 해내는 데 15년이 걸렸다는 말도 인상 깊었다. 그의 글은 냉철한 동시에 따뜻하다. 솔직하고 간결하게 쓴 문장들을 보며 '아,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자극을 받았는데 이만큼 내공을 쌓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잘 담겨있다. 계속해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연습을 해야겠다.


3부에서는 가족, 취향(책과 패션), 죽음 등 주변을 바라보는 중년의 시선을 담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친해진 선배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보다 앞서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 대화하며 조금 더 길고 넓게 인생을 바라보고, 넉넉한 마음으로 지금을 대하는 마음을 배우는 시간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그런 사람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었다. 유튜브 채널 '애TV'의 '문득 전종환' 코너를 통해 종종 그를 만나봐야겠다.


덧. '나는 아내를 연민하는가'는 여운이 오래 남는 챕터였다. 신랑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의 결혼생활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언젠가 그가 쓴 글을 읽어볼 수 있을까? 아내의 명랑과 밝음에 기대 잘 살고 있다는 대목을 보며 나도 잘 웃는 아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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