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Oct 05. 2021

내가 꿈꾸는 우정

오랜 나무처럼 세월을 견디는 친구가 되자

김영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날마다 글쓰기 프로젝트 모집 공고를 보고 홀린 듯이 신청했고, 글쓰기 첫날이다. 두근거리는 첫 번째 키워드는 ‘친구’이다. 올해 고민했던 주제 중 하나라 반가웠는데, 막상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렵게 느껴진다.


여자들은 출산 후 육아를 하면서 인간관계가 많이 정리된다고 한다. 넓고 얕은 인간관계를 많이 맺으며 살던 나는 여자들이 왜 그래야 하냐고 반감을 가졌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고 있다. 아기를 데리고 카페도 마음 놓고 갈 수 없어서 친구를 집에 초대하거나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방법을 택한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서 대부분의 경우 친구가 나를 찾아와 주었다. 기꺼이 시간을 내서 찾아와 주고, 아기를 돌보는 상황을 배려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친구의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던 중 한 친구는 결혼 후 연락이 뚝 끊겼다. 같이 여행을 다니고, 생일이나 출산 등 기념일을 챙겨주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가깝게 여긴 친구가 결혼식에 못 오니 많이 섭섭했을 것이다. 나 또한 미안함과 상실감으로 한참을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친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정한 우정은 서로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꺼이 이해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해서 서로의 상황은 달라지지만 세월을 함께 견뎌낸 오래된 나무 같은 우정을 꿈꾼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인간관계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만큼 더욱더 소중해지는 관계를 잘 가꾸어 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와 아기의 건강검진 결과를 듣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