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이가 태어나서 처음 감기에 걸렸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주르륵 콧물이 흐르기도 하고.. 다행히 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진 와중에도 그럭저럭 잘 먹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지만 안 아플 수 없는 거고, 아프면서 면역력도 생기는 거라 믿으며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열심히 찾아보며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주고 있다. 아픈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재우고 나서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콧물 때문에 드르렁거리고 숨도 쌕쌕 내쉬면서도 내 품에 안겨 편안한 표정으로 잠든 모습을 보니 신생아 때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문득 이 세상에서 이토록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새삼 감격스러웠다. 우리 지윤이를 키우면서 나는 언제까지나 모든 게 처음인 초보 엄마일 텐데 부족한 엄마를 믿고 따라줘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 나에게 자식이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은 아이는 내 사소한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말투와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한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이며, 나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들기도, 당당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존재만으로 고맙고, 사랑하는 딸! 아픈 거 잘 이겨내고 얼른 건강 회복했으면 좋겠다. 오늘 밤도 코코 잘 자고, 좋은 꿈 꾸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