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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pr 01. 2022

[육아 에세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기뻐요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09

산수유가 뽀로록, 개나리가 톡톡, 벚꽃이 팝팝.

봄꽃들이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고 있다.


하루하루 자라나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게 꼭 우리 아기 모습 같다. 절로 피어나는 것 같아도 저렇게 예쁘게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이 준비하고 노력했을까? 우리 아기가 뒤집고, 기고, 앉고, 걷기를 부단히 연습했던 것처럼. 또 햇살과 바람, 비와 흙의 보살핌과 응원 속에 지지 않고 자랄 수 있었을 거다. 가족들의 따뜻한 눈빛, 이웃들의 반가운 손짓, 엄마 아빠의 기다림과 인내가 보이지 않는 거름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처럼.


이제 5일 후면 우리 집 꼬마가 어린이집에 간다. 원래 3월 입소인데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해 한 달을 더 가정보육을 했다. 지윤이와 종일 보내는 마지막 한 달이라는 생각에 3월 한 달 후회 없이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장 감사한 건 엄마도 동갑, 아기도 동갑인 동네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부쩍 가까워진 점이다. 각자 놀던 아기들끼리도 만나면 손 잡고, 안아주기도 한다. 커서도 기억할 수 있는 인생 첫 동네 친구가 생긴 것이다. 엄마들끼리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겨서 얼마나 기쁜지!


지윤이가 어린이집에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엄마, 아빠와 떨어져 가족이 아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과는 아기에게도 처음엔 불안하고, 낯설고, 힘들겠지? 한편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엄마, 아빠와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윤이를 돌봐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누구보다 지윤이를 믿으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도와줘야겠다.


어제 놀이터에서 일하는 엄마, 아빠 대신 아기를 돌봐주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만큼 아기를 사랑으로 돌봐주실 수 있는 분이 누가 있을까? 할머니와 가까이 사는 게 부럽기도 하지만 아기를 돌보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힘드시지 않냐고 여쭤보았다.

-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기뻐요."

어머니께서는 망설임 없이 환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아, 육아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 아닐까?

아기는 예쁜데 내 몸은 힘들고, 몸은 힘든데 마음은 기쁘다. 봄꽃처럼 자라는 아기가 주는 기쁨과 놀라움은 육아의 고됨과 마법처럼 상쇄된다. 그래서 육아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도 사랑하는 우리 아기와 행복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깔깔깔 웃는 소리가 귓가에 가득 울려 퍼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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